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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 작전(2009) 주식은 숫자 게임이 아니라 마음 게임이다, 캐릭터 포인트

by N번째 인생 2026. 1. 1.

작전 포스터
영화 작전 포스터, 출처 : 쇼박스, 비단길

 주식 영화라고 하면 보통 차트, 뉴스, 숫자부터 떠올리기 쉬운데 영화 <작전>은 그걸 한 발 뒤로 빼고, 사람의 얼굴을 앞으로 당겨놓습니다. “한 방”을 꿈꾸는 마음이 어떻게 흔들리고, 누가 그 흔들림을 먹고사는지. 저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, 결국 주식판에서 제일 무서운 건 급락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든 확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‘정보’라는 이름의 미끼가 들어오고, ‘타이밍’이라는 말에 마음이 조급해지는 순간, 이미 게임은 시작된 겁니다.


<작전> : 차트가 아니라 ‘심리’를 찍는다

 <작전>을 보고 있으면, 화면 한쪽에 차트가 떠도 시선은 자꾸 사람 쪽으로 갑니다. 누가 어떤 표정을 짓고, 어떤 단어를 꺼내고, 그 말이 상대의 욕망을 어떻게 눌렀다가 풀어주는지. 이 영화의 재미는 ‘작전주가 오른다/내린다’가 아니라, 사람이 납득하는 방식으로 욕망을 조립하는 과정에 있습니다.

 저는 특히 “확신을 파는 장사”가 너무 현실적이라고 느꼈습니다. 누군가가 “지금이 바닥”이라고 말하는 순간, 그 말은 사실 바닥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불안을 달래는 처방이 되거든요. 불안이 잠잠해지면 손이 버튼으로 가고, 버튼이 눌리면 그다음은 ‘내가 선택했다’는 책임감이 따라옵니다. 이 책임감이 무서운 게, 사람은 손실을 보고도 합리화하면서 더 깊이 들어가기도 하니까요.

 영화가 똑똑한 척만 하고 끝나지 않는 것도 좋았습니다. ‘주식=교양 있는 투자’라는 말에 반박하듯, 누군가는 정보로 군림하고 누군가는 감정으로 끌려갑니다. 여기서 <작전>은 관객을 깔보지 않아요. “너도 저럴 수 있어”라고 말하면서도, 동시에 “그래서 너는 어떤 선택을 할 건데?”라고 묻는 느낌이 있습니다. 이런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다시 꺼내 보게 되죠. 시장의 이름만 바뀌고, 사람 마음은 크게 안 바뀌니까요.

 


내가 꽂힌 캐릭터 포인트: ‘악당’이 아니라 ‘직업인’처럼 그려진다

 이 영화가 묘하게 찝찝한 이유는,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굉장히 프로페셔널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. 전형적인 악당처럼 과장된 광기가 아니라, 마치 “이게 내 밥벌이야”라는 태도로 움직입니다.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. 현실의 사기는 대개 소리 지르지 않고, 친절한 말투로 다가오니까요.

 강현수는 초반엔 우리가 흔히 아는 ‘개미’의 표정에서 출발합니다. 억울하고, 조급하고, 한 번만 맞추면 인생이 바뀔 것 같은 얼굴. 그런데 그 억울함이 쌓이면서 공부가 되고, 공부가 쌓이면서 오기가 됩니다. 저는 이 지점이 되게 낯설지 않았습니다. 사람은 돈을 잃으면 돈보다 먼저 자존심을 잃고, 그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더 무리하거든요. (그래서 손절이 어려운 거고요.)

 반대로, 유서연 같은 캐릭터는 “정보”보다 더 무서운 게 뭔지 보여줍니다. 정보는 누구나 주워 들을 수 있지만,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은 아무나 못 하죠. 자산을 관리한다는 말이 얼마나 달콤한 포장인지, 영화는 꽤 차갑게 보여줍니다. 누군가의 돈을 굴린다는 건, 사실 누군가의 욕망과 불안을 동시에 만지는 일이니까요.

 그리고 이 영화의 묘미는, 누가 ‘정답’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계속 미세하게 흔들린다는 점입니다. 판이 커질수록 사람 사이 신뢰는 얇아지고, 얇아진 신뢰 위에 돈이 더 올라가요. 그때부터는 주가가 아니라 관계가 폭발물이 됩니다. 저는 이걸 “주식 영화”라기보다 “관계 스릴러”에 가깝게 봤습니다.


2025년에 다시 보면 더 무섭다: ‘한 방’의 언어는 더 세련돼졌다

 <작전>이 2009년 영화라는 걸 알고 보면, 오히려 요즘이 더 떠오릅니다. 예전엔 ‘작전’이 소문, 전화, 방송 같은 방식으로 보였다면, 지금은 알고리즘과 커뮤니티, 짧은 영상으로 훨씬 빠르게 번지죠. 그럼에도 핵심은 같습니다. 사람은 불안할수록 단순한 서사를 원한다는 것.

 “곧 큰 거 온다”, “이건 다 계획이다”, “이번엔 다르다.” 이런 말은 근거가 탄탄해서 퍼지는 게 아니라, 듣는 사람이 그 말을 필요로 해서 퍼집니다. 저는 <작전>을 보면서 이 문장이 계속 떠올랐습니다.

  • 확신은 데이터에서 오기도 하지만, 더 자주 외로움에서 온다.
    혼자 판단하기 무서우니, 누군가의 단정적인 말에 기대고 싶은 거죠. 영화 속 개미들이 ‘작전’에 말리는 과정이, 단순히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인간적이어서 더 섬뜩했습니다.

 그래서 이 영화는 “주식 하지 마세요” 같은 훈계로 끝나지 않습니다. 오히려 “주식을 하든 안 하든, 너는 확신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니?”라고 묻는 쪽에 가깝습니다. 저는 이 질문이 꽤 오래 남았습니다. 주식뿐 아니라, 어떤 선택의 순간에도 똑같이 작동하니까요. 이 영화의 진짜 주제는 시장이 아니라, 확신을 갈망하는 마음 같습니다.

 


이런 분께 추천 / 비추천

추천

  • 주식·투자 경험이 있거나, ‘왜 사람은 한 방을 믿을까’ 같은 심리 쪽에 관심 있는 분
  • 타짜류의 판짜기 영화 좋아하는데, 소재는 조금 다른 걸 찾는 분
  • 자극적인 반전보다, 인간 군상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긴장을 좋아하는 분

비추천

  • 금융 시스템/매매 기법 같은 하드한 디테일을 기대하는 분
  • 주인공이 통쾌하게 승리하는 ‘사이다 성공담’만 원하는 분

결론: <작전>은 “주식 영화”가 아니라 “확신을 사는 영화”다

 저는 <작전>을 보고 나면 이상하게 핸드폰을 바로 못 잡겠더라고요. 어떤 날엔 주식앱을, 어떤 날엔 뉴스앱을요. 영화가 무섭게 잘 만들어서라기보다, 그 안에 등장하는 감정이 낯설지 않아서입니다. ‘이번엔 다를지도’라는 착각, ‘나만 억울하다’는 분노, ‘남들도 다 하는데’라는 조급함. 이런 감정이 모이면, 사람은 결국 합리적인 판단보다 자기 마음을 달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.

 그래서 제 기준에서 <작전>의 한 줄 요약은 다음과 같습니다.

  • “주식은 숫자 게임이 아니라 마음 게임이다.”
    만약 요즘 시장이 유독 소란스럽게 느껴진다면, 이 영화 한 번 다시 보는 것도 괜찮아요. 이상하게도 차트가 아니라 내 마음을 먼저 점검하게 됩니다.

좋았던 점

  • 소재가 명확합니다. ‘작전주’라는 장치로 욕망과 심리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.
  • 캐릭터들이 기능적으로만 움직이지 않고, 각자 욕망의 결이 다릅니다. 그래서 판이 커질수록 긴장이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.
  • ‘정보의 비대칭’이 어떻게 사람을 조종하는지, 설명보다 상황으로 설득합니다.

아쉬웠던 점

  • 중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을 따라가느라 감정의 여백이 줄어드는 느낌이 있습니다. 어떤 장면은 “이 판을 더 키우기 위해” 조금 급하게 넘어가는 인상도 있습니다.
  • 금융 스릴러를 기대한 분에겐 디테일이 다소 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. 이 영화는 디테일보다 체감에 더 방점을 찍는 편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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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5년 12월 30일 현재 대한민국에서 넷플릭스, 티빙, 웨이브, 왓챠, 쿠팡플레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. (키노라이츠 참고)